학교 현장에 고교학점제가 안착되도록 교육부가 올해 학생들의 진로와 학업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지정·운영한다. 또 지난해부터 착수해 온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등 고교 교육력 확대에 총 654억 원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고교 교육력 제고 사업 지원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특히 올해 고교 현장에서는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중학생이 입학하고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고교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유도하고 역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1. 연구·선도학교 운영 지원… 고교학점제 도입 발판 마련
교육부는 올해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고교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도모한다. 이에 따른 첫 단계로 연구·선도학교를 지정·운영한다. 연구학교에는 일반계열 31개교·직업계열 23개교와, 선도학교 일반계열 5개교 등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연구학교(일반계열)와 선도학교만 지원하며, 오는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연구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진로·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권 보장을 위한 교육과정 다양화에 중점을 두고 ‘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 방안’ 연구를 3년간 수행한다. ▲신입생 대상 진로 상담 ▲학업계획 수립 지원 ▲수강신청제 운영을 통한 개인별 시간표 구성 ▲맞춤형 학습 관리 등을 운영하며, 학점제 도입을 대비해 다양한 우수 운영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연구학교 선정에는 지역별, 학교 유형별, 규모별 특성에 따라 적합한 운영 모델과 지원 필요사항 등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학교 소재지, 규모 등을 균형 있게 고려했다.
선도학교의 경우, 그간 특색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온 학교들로 구성됐다. 자발적 의지와 노력을 통해 운영해 온 교육과정 운영 모델을 확산하는 데 선도적인 구실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고교학점제 도입에 필요한 개선과 지원 등에 대해 유의미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선도학교를 통한 선택형 교육과정 운영 결과는 앞으로 제도 도입을 위한 인프라 소요 파악과 각종 제도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2. ICT기반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도입·운영
올해는 시·공간적 제약을 넘은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이 시행된다. 서울, 인천, 대구, 충남, 전남, 경남 등 6개 시·도교육청에서 도입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지역별 교육여건에 맞춰 시범 운영 후, 올해 1학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그간 공동교육과정은 대부분 정규교육시간 외에 운영됨에 따라, 학생의 학업 부담 증가와 다른 학교로 이동 문제 등으로 한계에 부딪혀왔다.
하지만 올해 ICT기술에 기반을 둔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시·공간 제약이 완화돼 해당 교과 담당교사 또는 수강 학생 부족으로 개설되지 못했던 소인수·심화과목 등에 대한 과목선택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수업을 통해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거꾸로 수업 ▲토론 등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가능하다. 또 자료·화면 공유, 판서 기능, 학생 참여도(발언 횟수 등) 표시, 분반 기능 등을 제공해 효과적인 수업 운영을 지원한다.
아울러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부산, 울산, 세종, 경기, 강원 등 5개 시·도 교육청에도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도입해 오는 2학기부터 운영 예정이다. 내년도에는 17개 시·도로 확대·운영한다.
-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경제·제2외국어 등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을 학습할 수 있는 교과중점학교를 올해 60여 개 신규 지정해 내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교과중점학교는 특정 분야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이 특성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중점과정을 설치해 운영하는 고교다. 현재 경제(사회)·로봇(기술)·디자인(예술)·중국어(제2외국어)·문예창작(예술)·융합(과학+기술) 등 다양한 교과 분야를 지정해 학생의 과목선택권 확대에 이바지하고 있다.
4. 또한, 올해 캠퍼스형 교과중점학교, 중점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일반학교-특성화고와의 연계 등 다양한 형태로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보다 확대한다. 예컨대, 제2외국어중점학교 간 심화영어·러시아어·중국어 등의 과목을 공동 개설해 운영하는 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중점교과 전부 또는 일부를 개방해 교내 타 학생들도 수강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하는 등 지역과 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2015 개정교육과정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앞으로 도입될 고교학점제와의 연계성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교 2학년생들의 진로탐색 기회도 많아진다. 현재 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1년 과정으로 제공되던 ‘일반고 학생 대상 직업 교육 과정’을 올해부터 2학년 2학기 학생들에게도 제공한다. 9개 시·도 고교 2학년생 1100여 명에게 시행되며, 직업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컨설팅 지원과 연수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