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원본 : “아이를 새롭게 바라보는 교육 – 발도르프 유아교육”
<마리 루이제 콤파니, 페터 랑 엮음, 이정희 외 옮김> |
[21세기의 시작과 발도르프 유치원] – 마리 루이제 콤파니 –
영유아 보육기관은 이제 보육을 위한 장소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교육 계획안에서 연속되는 전체의 부분으로서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제 영유아 보육기관은 교육의 장소가 된 것이다. 영유아 보육기관이 이전에도 이런 과제를 수행해왔을까? 그렇지 않다. 영유아 보육기관의 새로운 과제는 교육이 학교에의 입학이 아니라 출생과 함께 시작되며 아이의 나중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즉, 초기 아동기에 경험하고 각인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인 장 파울Jean Paul, 1763-1825은 «레바나 혹은 교육학Levana oder Erziehlehre»이라는 교육학 책에서 초기 아동기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분명하게 표현했다. “세계의 여행자는 생후 첫 해 동안 자신의 유모로부터 그가 직접 세계여행을 통해 모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그는 이 시기에 어린아이는 특히 배움의 집중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이때 각인된 영향은 나중의 삶을 위한 토대를 이룬다는 것을 장조했다.
이것을 교육학자인 게르트 셰퍼Gerd Schäfer는 공개적 교육계획서인 <교육은 출생과 함께 시작된다Bildung beginnt mit der Geburt>에서 어린 아이는 세상을 파악하고, 이해하며, 획득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의지와 동기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 모든 것은 자신만의 시기와 리듬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아이는 성인이나 주위 세상의 모범을 보면서 성장하고 발달한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는가에 있다. 정말로 성인의 세상 안에 모범이 될만한 것이 있는가? 아이의 주변은 그를 위한 어떤 가능성을 담고 있는가? 아이들이 어떻게 세상을 탐색적으로 체험하고 세상에 ‘동화’될 수 있을까?
자기 주도적 책임성과 사회성을 갗춘 인격을 발달시키고 촉진하는 것은 아동과 청소년 교육에서 추구하는 보편적인 목표이다. 인간은 자신의 개별성을 육성하면서 다른 사람의 개별성을 배려하고 사회적 능력을 발달시킴으로써 자유와 책임의식을 지니게 된다.
유치원에서 우리가 맡게 되는 아이들은 자신만의 이야기와 다양한 문화적 가정적 배경을 함께 가져온다. 이에 따라 아이의 가정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부모와 교육기관이 어린아이의 안녕을 위해 파트너로서 어떠한 식으로 유익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을까? 어느 부분에 대한 도움 지원·보조가 필수적이며 가치 있는가? 교육 과정 안에서 부모와 함께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교육 계획안에서 추구하는 목표이다.
이를 통해 교사들은 추가적인 과제를 안게 된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교육과정을 관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며 그들과 동행한다. 이 점에서도 교사들은 매년 이루어지는 아이의 발달에 관한 상담의 형식으로 부모들과 연관을 맺고 있다.
개별 아이들이 보이는 언어문제나 지원이 필요한 발달 지체는 제때에 알아내야 한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에게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의미 있고 개별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유치원에서 학교로 이어지는 전환기는 특히 민감한 시기이다. 그러나 부모와 교사들은 이 시점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러한 전환과정을 부모와 교사가 함께 타협적으로 구성하는 것은 교육 계획의 일부이다.
지금의 교육제도 아래에서 남자아이들의 학습적 수행능력이 여자아이들의 그늘에 가려지는 현상에 대해 수년간 교육학적 토의가 증가하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일반적으로 학습 의욕이 높고 ‘적응이 빠르고’ 성취도가 높으며, 남자아이들보다 더빨리 배우고 평균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아주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 즉, 교육적 상황이 초기 아동기에서 특히 여성과 여성적 요소에 치우쳐 각인된 것은 아닌가? 남자아이들의 어떤 점이 유치원과 학교에서 소홀하게 다루어지는가? 그리고 유치원에서의 교육적 작업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말하자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아이의 발달에 동반하면서 관찰하고 촉진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교육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교사, 교육기관, 그리고 가족의 새로운 과제가 분명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수많은 과제를 수행하는 유치원 생활을 도대체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상적 목표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을까? 교육적 요구에 근거해 아이들이 지닌 본연의 욕구인 놀이는 어떠한 형태를 가져야 하는가? 교육이란 무엇이며, 초기 아동기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수행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교육 계획의 성취를 위해 발도르프 유아교육은 어떤 과제를 맡아야 하는가?
이것은 교사와 부모, 그리고 각 교육기관의 변화를 촉진하게 되는 중요한 질문이자 과제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