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엄마(za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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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
급작스럽게 첫 아이를 임신하고 엄마가 된다는게 어떤건지
내 생활에 어떤 변화가 오는건지 아무 생각도 없이 그렇게 엄마가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아이낳고 직장 다니며 생활하다 문득
넘쳐나는 육아 정보와 없으면 안될 것 같은 많은 육아용품들을 보면서
내가 모르면 속절없이 휩쓸려 다니겠구나 생각했지요ㅎ
그래서 사이버 대학에 등록해서 육아교육에 관련된 공부도 하게됐어요.
비록 공부의 끝은 보지 못했지만^^;; 그러면서 발도르프를 알게되었네요.
큰애가 또래 아이들이 노란버스를 타고 다니는걸 알게되면서
“나도 노란버스 타고싶어요”를 노래처럼 부르기 시작해서 31개월 되었을즈음 어딜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검색을 했어요.
제가 원하는 기관은 교구 수업이 없고 어떤걸 인위적으로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마음껏 산책도 하고 바깔활동도 활발한 무엇보다 아이가 마음을 터놓고 뒹굴 수 있는 곳이었어요.
몇 군데 유명하다고 하는 곳들은 전화도 해보고 홈페이지 방문도 해봤지만 딱히 마음이 와닿지 않다가
리베바움을 알게되고 발도르프 교육을 한다고 하기에 설마 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왔지요.
처음에 문을 열고 들어갈때만 해도 반신반의 했었어요.
사실 분당은 사교육을 하려고 마음 먹으면 어떤 종류의 사교육이든 돈이 들어서 그렇지 다 할 수 있는 곳이잖아요.
그런 곳에서 아날로그라고 표현하기에도 한참 아날로그 적인 그런 환경이 가능할까 싶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발도르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리듬 생활을 하고 플라스틱 장난감은 없고 수채화 활동, 오이뤼트미, 포르멘, 직조 활동, 바느질로 인형만들기 등
몇 가지 단어들 뿐이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니 신기하기도 했고
또 실내의 그 따뜻한 공기의 느낌이 아이가 정말 잘 다닐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숲에 가까이 있는 것 같은 실내외 환경과
계절의 변화를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매일의 산책(특히 비오는 날의 산책!), 숲활동과
항상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관찰활동, 텃밭활동들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심리치료연구소도 함께 운영되는 곳이어서 더 안심이 되었던거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다보니 하루에 아이와 눈 맞추는 시간이 길어도 3시간이 될까말까 했거든요.
기관을 방문해서 상담을 한 건 리베바움이 처음이어서 다른 곳은 어떤 환경인지 비교해보지도 않은채
바로 적응교실 시작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남편에게 이 곳에 보내겠다 통보했었지요.
남편은 좀 당황하는 것 같았지만 나중에 원을 방문하고서는 제가 받았던 느낌을 같이 느꼈던것 같아요.
그게 12년 1월이었으니 벌써 5년째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큰 애는 정말 이 곳에서 선생님들께 많이 의지하며 키웠던 것 같아요.
직장다니며 자는 아이 얼굴만 들여다보고 다닐때에도
동생이 태어나면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일때에도
시터 이모님 바뀌면서 아이가 예민해질때에도
선생님들 도움없이 저나 남편뿐이었다면 아이가 그 긴 터널을 잘 통과해서 지나올 수 있었을까요.
큰 애가 4살,5살이 지나 6살이 되면서 유혹?이 생기기도 했었지요.
처음 이 기관을 방문했을때의 그 마음이 흐려지면서
이거 시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애들도 다 하던데
지금 뭘 시키면 어디에 소질이 있는지 빨리 알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들로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하고 들여다보기도 하고 했었던거 같아요.
엄마도 아이의 6살은 처음이니까요ㅎ
그 시기를 지나온 지금은 정말 아이에게 중요한건 그런게 아니구나 라는 나름의 깨달음이 생겼고
그 때의 엄마의 방황?덕분에 둘째는 형보다 좀 더 안정된 유아기를 보내겠지요.
제가 발도르프의 철학을 이해하고 그렇게 아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최소한 선생님들이 원에서 아이에게 보여주시는 모습들을 집에서도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첫째가 그랬듯이 둘째도 이곳에서 많은 일들을 겪어나가겠지요.
그때마다 선생님들이 아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리라
의심의 여지없이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 이런 기관이 있다는게 참 다행입니다.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