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 바바라 J. 패터슨, 파멜라 브래들리, 강도은 옮김 ‘무지개 다리 너머, 물병자리]
* 따뜻함의 중요성
슈타이너는 따뜻함이 생명을 뒷받침해주고, 그런 까닭에 모든 건강과 발달의 기본 토대가 된다고 가르쳤다. 심지어 태어나기 전부터 아기는 어머니의 자궁을 통해서 이 따뜻함을 느낀다. 어른인 우리는 자신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어린 아기들은 이 일을 잘 해내지 못한다.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 아기들은 부모들이 신체 접촉을 해주거나 알맞은 옷을 입혀주고 이불을 덮어주는 일들에 의지해야 한다. 많은 전통적인 문화에서 어머니들은 여전히 아기를 배내옷으로 감싸며 자기 몸 가까이 밀착해서 아기를 돌본다. 특히 태어나서 처음 일 년 동안은 더욱더 그러하다.
인지학을 적용하는 의술로 치료를 하는 외과의사인 안드레아 렌티아Andrea Rentea 박사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태어난 후 곧바로 따뜻하게 감싸주지 않았던 것처럼 보이는 신생아는 결국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서 필요한 열을 얻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아기는 자기 몸의 열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냘픈 아기를 따스하게 유지시켜주기 위해서는 어른의 주의깊은 보살핌과 노력이 필요하다.
갓 태어난 아기를 어머니의 배 위에 올려놓는 일은 어머니가 지닌 몸의 열을 제공해줌으로써 아기를 좀 더 따뜻하게 해주는 일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금잔화 오일이나 아몬드 오일 같은 오일들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아기에게 모자를 씌우고 갓 태어난 아기를 배내옷으로 감싸는 일 역시 아기 몸이 따뜻하게 유지되도록 해줄 것이다.
차가운 바닥에서 놀고 있는 걸음마하는 아기들이 따스함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천연섬유로 짠 깔개를 깔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럽에서는 “R”이 들어가는 모든 달(1월에서 4월까지, 그리고 9월부터 12월까지)은 아기들에게 양모나 실크로 짠 타이츠나 긴 양말을 신게하는 달이라고 말한다. 아기의 몸이 지니고 있는 열의 70퍼센트는 머리를 통해 빠져나간다. 그러므로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자가 아주 중요하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자기가 추위를 느끼는지 아닌지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들에게 추우냐고 물어보면 약간 춥다고 느낄지라도 보통은 춥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아직 따뜻함을 느끼는 내적 감각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렌티아 박사는 따뜻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에너지를 소모해야만 하는 아이는 건강한 몸으로 자라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할지도 모른다고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또한 이런 아이는 모든 부분을 잘 발달시키는 데 기여해야 할 에너지가 부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천연섬유로된 장갑, 목도리를 두르게 하고 조끼, 티셔츠, 스웨터 같은 옷들을 알맞게 껴입혀서 따뜻하게 보호해주어야 한다. 추운 겨울철에 따뜻한 난롯가에 앉아, 효과가 인정된 뜨거운 회향 풀 차나 카모마일 차 혹은 들장미 열매 차 한 잔을 홀짝거리는 것보다 아이에게 더 아늑하고 따스한 일이 무엇이겠는가? 마요라나(유럽 원산지의 차조기과 초본 모양을 한 관목으로 전체에서 향기가 나고 약용 혹은 식용으로 쓰임-옮긴이), 타임(백리향), 오레가노(향신료의 일종), 딜(회향 풀 비숫한 미나리과의 식물로 열매와 잎을 향미료로 씀.- 옮긴이), 카레 가루 같은 향신료들 역시 겨울철 음식에 따뜻함을 제공하고 풍미를 높여준다.
어린 시절에 앓는 병 또한 따뜻함의 측면에서 건강을 유지하려는 힘이 발달하도록 아이를 지원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마 놀랄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병을 잘 관찰해보면, 어른이 앓는 병과는 달리 보통은 열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렌티아 박사의 관찰에 따르면, 어린 시절에 열이 오르는 병을 많이 앓았던 아이들은 자라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주 따뜻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발도르프 유치원에서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항상 날씨에 알맞은 옷을 입도록 지도하여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돌본다. 그 밖에도 만일의 경우 갈아입힐 옷들과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대비해서 여벌의 셔츠나 스웨터를 준비해달라고 부모들에게 요청한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