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슈타이너의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초판 발행일 2008. 9. 30. 펴낸 곳 섬돌출판사, 옮긴이 이정희) |
53. 이런 사실에서 우리는 정신과학이 실제 삶을 풍부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유물론적이고 주지주의적인 사고방식으로 스스로 짜 맞춘 비유들을 어린 사람들 앞에 내놓는다면 일반적으로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 자신이 먼저 머리를 짜내서 그 비유들을 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비유에 그 자신이 먼저 교만하게 길들어 있으면 그 비유들을 누군가에게 전달해본들 설득력 있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에게 비유를 들어 말을 하면, 말하거나 보여주는 것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으로부터 듣는 사람에게로 섬세한 정신적 흐름이 생겨납니다. 전하는 사람 자신이 자기 비유들에 대하여 따뜻한 믿음의 감정을 갖지 못하면, 그 비유들을 전달받은 사람에게도 아무 인상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 올바른 영향을 주려 한다면 자신의 비유를 실제처럼 믿어야 합니다. 이 일은 정신과학적 생각을 지니고 비유 자체를 정신과학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정신과학자는 앞에서 예로 든 영혼과 몸의 분리에 관한 비유로 골치 썩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에게 이것은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자연 존재의 낮은 단계에서 번데기가 나비로 변하는 모습은, 진화의 더 높은 단계에서 몸에서 영혼이 분리되는 것과 똑같이 경험됩니다. 스스로도 전력을 다해 그것을 믿습니다. 또한 이러한 믿음은 말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사람에게 비밀스레 흘러가 확신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면 직접적인 삶이 선생님에게서 제자에게로 넘나듭니다. 교사는 반드시 정신과학의 풍부한 원천으로부터 이끌어내야 하며, 그리고 그로부터 나온 말과 그 밖의 모든 것들, 즉 느낌, 온화함, 감정의 색채는 진정한 정신과학의 내적 자세에서 우러나와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교육의 본질에 관한 탁월한 전망이 열리게 됩니다. 이것이 일단 정신과학적 삶의 원천으로부터 열매를 맺게 되면, 그 자체로 이해의 폭이 넓은 삶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모르는 영역에서 흔히 일어나는 더듬기를 멈추게 합니다. 교육예술, 모든 교육학은 그 뿌리로 늘 신선한 즙을 빨아올리지 못하면 바싹 말라 죽게 됩니다. 정신과학은 세상의 모든 비밀에 대해 알맞은 비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비유들은 사물의 본질에서 끌어낸 상들입니다. 그것은 사람이 창조하여 만든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만들어질 때 이미 세상의 힘들이 기초를 이루었습니다. 그래서 정신과학은 모든 교육예술의 생생한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