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정신과학에서 바라본 아동교육 (1)

1. 오늘날의 삶은 조상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것들에 다양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래서 아주 많은 ‘시대적 물음’과 ‘시대적 요구’가 생겨나고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질문’이 오늘날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나요? 바로 사회문제, 여성문제, 교육 및 학교의 문제점, 법적인 문제, 건강 문제 등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이런 물음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런 저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또는 무엇인가 조금이나마 해결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이런 저런 처방을 제기하는 사람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서 온갖 다양한 의견들이 제출되었습니다.. 즉 혁명적인 행동을 지향하는 극단주의, 기존의 것을 존중하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것을 발전시키려는 온건파, 옛 관행이나 전통을 약간이라도 훼손할 것 같으면 즉시 흥분상태가 되는 보수주의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주요 경향 외에 갖가지 중간 단계들도 존재합니다.
2. 그런데 삶에 좀 더 깊은 시선을 던지는 사람이라면 이 모든 현상에 대하여 어떤 느낌을 떨 치기 어려운 것입니다. 인간에게 제기되는 이런 요구에 대해 현 시대는 다분히 불충분한 수단으로 대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을 개혁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상 삶의 토대가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안하려는 사람은 삶을 단지 표면적으로 아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삶을 깊숙이 탐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3. 삶 전체는 식물과 같아서 눈에 보이는 것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숨겨져 있는 깊은 내면에는 미래의 상태를 감추고 있습니다. 겨우 잎사귀만 달려 있는 식물도 얼마간 시간이 흐르면 그 가지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그 식물은 이미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소질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눈앞에 보이는 식물의 부분을 진정으로 탐구하려면 이런 기관들이 앞으로 보여주게 될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적어도 그 식물의 본질을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4. 이와 같이 인간의 삶도 그 안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미래에 관해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숨겨져 있는 본성을 파고들어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시대는 이 점에서 올바른 경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는 표면에 나타나는 것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만일 외형적 관찰을 벗어나 그 어떤 것을 파고든다면 결국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식물의 경우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훨씬 더 단순합니다. 식물 종류는 몇 번이고 반복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왔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생명은 오직 한 번 존재하고, 장차 피어날 꽃은 아직 거기 없습니다. 인간의 삶에서 꽃은, 마치 현재 잎사귀만 달려 있는 식물에 꽃이 피는 것과도 같이, 소질(싹)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5.  만일 우리가 인간 본성의 표면 속에 들어 있는 인간의 본질까지 파고든다면, 이러한 미래에 관하여 무엇인가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다양              한 개혁 사상이 인간의 삶을 좀 더 깊이 있게 탐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실제 효과는 클 것이며 아주 쓸모 있을 것입니다.

6. 생명의 본질을 비롯하여 실제적인 세계관을 제공하는 과제는 그 성질상 정신과학 분야의 몫입니다. 오늘날 정신과학으로 싸잡아지는 입장들에서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는 여기서 문제 삼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정신과학의 본질을 밝히고 또한 그 본질에 따라 정신과학이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다를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인식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회색이론이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이기심에서 자신을 위해 좀 더 높은 발전단계를 취하려는 몇몇 사람만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됩니다. 정신과학은 현재 인류의 가장 중요한 과제, 즉 인류의 복지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하나의 협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