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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하 기행> 너무도 고혹적인 겨울 청계산

겨울산은 유혹적입니다. 매혹적입니다.

봄의 얇은 연두색 실크 천, 여름의 짙은 녹색 코튼 천, 가을의 따뜻한 색 계열 혼방천으로 몸매를 겉꾸밈을 하던 옷을 벗고, 산은 지금 원숙한 회갈색의 see-through 속옷만 살짝 걸쳤습니다. 산은 그 회갈색 속옷 사이로 청결한 흰 속살을 살짝 살짝 드러내며 유혹적인 자태로 비스듬히 누워 있습니다.

때로는 한 쪽 팔 베게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젖가슴을 살짝 드러내기도 하고, 때로는 한 쪽 다리를 살짝 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무릎을 세운 채 웅크리고 앉아 나를 응시하기도 합니다. 나는 겨울 산의 고혹적인 자태에 속절없이 무너집니다.

그 씨드루의 속옷을 들치고 속살을 어루만집니다. 산은 결코 나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산도 나를 안아줍니다. 나는 그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산과 서로 긴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오늘도 산우님들은 각자 빛납니다. 어떤 이는 매끄럽고 반짝입니다. 어떤 이는 가공하지 않은 보석의 원석처럼, 겉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속내를 품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언제인가 번개에 불을 붙이기 위해 구름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많은 것을 내놓기 위해 오랫동안 가슴 속에 많은 것을 쌓아 나갑니다.

산우님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서는 한 결 같이 존재의 내면으로 귀의합니다. 산의 깊고 넓고 높은 존재감, 내가 지금 밟고 오르내리는 이 산도 내가 이승에서 사라진 그 이후 그 이후 그 이후까지도 남아 있을 거라는 무한존재감에 대한 경외심으로 숙연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부상을 당한 산우님 두 분에게도 응급치료와는 별개로 바우님의 농담이 흩날립니다. “스마일, 얼마나 쎄게 넘어졌는지 땅이 갈라졌더라구~ 을마너 아팠겠어~” 스마일님이 하얗게 웃으며 받아줍니다. “맞어, 앞쪽으로 사정없이 어퍼져부렀당께. 뒤로 넘어졌으며 뇌진탕인디, 아따 무릎이 살살 아프구마 잉~”

사진 셔터 소리가 찰칵거립니다. 그때미디 누군가 소리칩니다. “웬만하면 쪼개~”. 그러면 카메라를 향해 모두 쪼갭니다.

산에서는 모두 가슴이 넓어집니다. 산 아래와는 많이 다릅니다.

산행을 함께하지 못한산우님이 뒷풀이에 깜짝 동석합니다. 그리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산 아래에서도 산속과 다르지 않습니다. 생각을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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