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내용 출처 : 바바라 J. 패터슨, 파멜라 브래들리 지음. 강도은 옮김,
평생을 좌우하는 0 ~ 7세 발도르프 교육, 무지개 다리 너머 (2007, 물병자리) |
유치원에서 했던 것과 같은 리듬을 가정에서도 역시 적용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이런저런 활동을 하며 하루를 보낼 때 “들이쉬고, 내쉬는 숨쉬기”의 훌륭한 점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집에서 어린 아이와 하루를 보낼 계획을 짤 때 이 리듬을 적용해 보자. 예를 들어, 밖에서 노는 시간, 안에서 노는 시간, 누군가와 함께 노는 시간, 혼자 노는 시간, 먹는 시간, 쉬는 시간 등이 그것들이다.
부모 모두가 일을 하러 나가는 가정에서조차 리듬이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매일 규칙적으로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한다거나, 전날 저녁에 아이와 함께 다음날 입을 옷을준비해 놓는 것 등이 하나의 예이다.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이는 아침식사나 저녁식사 시간은 아이가 하루 종일 학교나 유치원에 가 있어야 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잠자리에서는 매일 조금씩 나누어서 행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할 수 있는데, 가령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잠자리용 싯귀를 암송하는 일 같은 게 좋다. 주말에는 좀 전에 이야기한 숨쉬기의 특질을 살려서 집안에서 쉬는 시간과 밖에서 활동적으로 노는 시간을 번갈아가며 행하는 게 좋다.
내가 알기로 어떤 부모들에게는 이런 식의 기간표를 짜는 일조차 어려울 정도로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불규칙적인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아이가 매일 믿고 의지할 만한 것들을 제공해주는 일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서, 가능한 창조적으로 각각의 상황들에 대처해야 한다.
물론 가족 안에 각기 다른 나이대의 아이들이 있는 경우라면, 리듬을 제공하는 일이 약간을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나날의 일과에서 아주 작은 리듬일지라도 어린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매일 특정한 시간에 아이들더러 밥 먹을 식탁을 준비하도록 돕게 해 보자. 가령, 식탁용 냅킨을 깔고 꽃을 준비하는 일 같은 단순한 일들이 아마도 저녁 식사 시간의 전체 분위기를 바꿔놓을 것이다.
그밖에 특별한 활동들을 통해서 일 년 중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는 일은 가정생활에 계절의 리듬을 부여해 준다. 예를 들어,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한 해 중 부엌을 위한 시기이다. 즉, 병조림을 하고 음식물을 냉동하고 저장하는 시기이자, 수확을 하면서 곡식들을 거두어들이는 시기인 것이다. 사과를 따서 껍질을 벗겨 사과 파이 구울 준비를 하는 일 등은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계절 활동들이다. 자연에서 뭔가를 거두어들이는 시간은 아주 멋진 시간이다. 밖에서 모아온 이런 저런 것들로 자연을 보여주는 테이블을 간단하게 꾸밀 수도 있다. 가령, 도토리들, 나뭇잎들, 산책하면서 아이들이 모은 특별한 돌멩이들이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아이들에게 대단히 멋진 보물들이며, 특정한 계절에 자연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아이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해준다.
가정에서 축제들을 즐기고 축하하는 일 역시 아이들을 기쁘게 할 것이다. 부모가 특정한 경축일을 위해 준비를 하고 집안을 장식하는 것을 보게 되면, 아이들은 지난해에 있었던 축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즐거워할 것이다. 이러한 축제일들은 아이들에게 멋지고 특별한 시간이 다시 다가온다는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매 계절은 제각기 특별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해가 짧아지면서 외적인 빛이 점차 어두워지는 계절에는 하누카 축제Hanukkan(기원전 165년에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을 다시 봉헌한 일을 기념하는 유대교 축제일로 11월이나 12월에 시작해서 8일동안 계속된다.)나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하고 축하하면서 우리 내면의 빛이 강해짐을 축하한다. 이와 반대로 여름에는 환한 빛과 따뜻함 속에서 우리가 넓게 확장되므로 꿈꾸는 듯한 이 여름의 특성을 감사히 여기며 축하한다. 아이들은 변화하는 계절의 특별한 성질들을 깊이 받아들이면서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