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라 명명된 소녀상, 수원 시민의 성금 3300여 만원으로 제작
수원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와 독일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는 8일(현지 시각) 남부 바이에른주(州)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서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고 조선 에듀는 보도했다. 이 제막식은 세계 여성의 날 109주년에 맞춰 이뤄졌다.
한·독 양국 관계자와 현지 교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공개된 소녀상 바닥의 안내문에는 ‘이 기념물은 비인간적 전쟁 범죄로 희생된 분들의 넋을 기리며 피해 여성들의 명예와 인권을 올바로 세우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문구가 한글과 독일어로 적혀 있다.
행사에는 가까운 레겐스부르크와 뮌헨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프랑크푸르트, 베를린 등지에서도 소녀상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 행사에는 특히 14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안점순(90) 할머니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 할머니는 소녀상 옆에 놓인 빈 의자에 앉아 소녀상의 손과 머리를 쓰다듬다가 이내 눈물을 보였다. 안 할머니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말이 없다”며 “앞으로 험한 세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녀상이 놓인 공원의 헤리베르트 비르트 이사장은 소녀상을 ‘순이’라고 불렀다. 비르트 이사장은 “순이야, 지금은 춥지만 2개월만 지나면 공원의 꽃들로 둘러싸이게 될 거야”라며 소녀상 건립을 자축했다.
소녀상이 유럽에 세워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원 측은 5월 개장을 맞아 소녀상을 독일 언론에 소개하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현지 방송사에서는 소녀상 이야기를 45분짜리 다큐멘터리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