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내용 출처 : 바바라 J. 패터슨, 파멜라 브래들리 지음. 강도은 옮김,
평생을 좌우하는 0 ~ 7세 발도르프 교육, 무지개 다리 너머 (2007, 물병자리) |
바바라 : 그냥 숲에 가서 굵은 나뭇가지나 나무 그루터기를 찾아내서 가져온 거예요. 그런 다음에는 작게 자른 통나무 조각들을 아이들과 함께 샌드페이퍼로 매끈하게 다듬는 멋진 작업이 기다리고 있지요. 장난감을 만드는 일에 아이들도 함께 참여하여 돕게 하면 아이들은 이 장난감들에 훨씬 더 많은 흥미를 보인답니다.
부모 : 교실에 있는 인형은요? 그것들은 어떻게 민드나요?
바바라 : 서 있는 인형은 동그란 머리 부분이 있고, 몸통은 펠트로 만든 직사각형을 등 뒤에서 바느질해서 양모로 속을 채운 단순한 인형이랍니다. 여기에다가 머리카락용 양털과 간단한 망토나 앞치마만 있으면 이야기에 나오는 인형들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요.
부모 : 우리 아이들은 오후에 방과후 교실과 스포츠팀에 참여하고 있어요. 이런 시간들도 역시 놀이 시간에 포함되나요?
바바라 : 때로 부모들은 아이들의 오후를 스포츠, 발레, 음악레슨 같은 활동들로 채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자유로운 놀이”의 경험들에 대해 제가 이야기한 바를 떠올려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생각에 부모들은 아이들이 조직화되지 않은 자유놀이 시간을 갖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부모 :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 책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바바라 : 책에 관해서 이야기할 것은 참으로 많아요.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정말로 좋아해요. 그림이 들어 있는 책들과 그림이 없는 책 몇 권이 있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어떤 장면을 마음 속에 그려보는 기회, 그러니까 자신의 마음 속에서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요. 하지만 잠자기 전에 연속적으로 너무 많은 책을 읽어주지 않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들 머릿속에 지나치게 많은 이미지들이 들어차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로 잠자리에 들게 되면 아이들이 일종의 소화불량을 겪을 수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책을 그냥 읽어주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훨씬 보람이 있고 유익해요. 즉, 어린 시절에 당신 자신이 겪었던 모험이야기나 당신이 오랜 세월동안 기억하고 있는 동화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겁니다.
부모 : 집에서 부모들이 하는 일에 대해 당신이 논의할 때, 컴퓨터로 하는 작업까지 포함한 것은 아니었지요?
바바라 : 맞아요. 컴퓨터로 하는 일은 포함하지 않았어요. 저는 가사 일에 관해서 이야기한 거예요. 하지만 집에서 글을 쓰는 일이나 컴퓨터로 작업을 할 때도 가사 일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집중해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이 집중하는 태도를 흡수해서 놀이를 하면서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식으로 우리의 태도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답니다. 아이들은 여러분들의 제스처와 태도들을 자기 속으로 빨아들이는 존재들입니다. 사실 아이들이 우리에게서 흡수하는 것이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되면 신비롭기 그지없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하답니다.
부모 : 아이들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가사 일에는 한계가 있어요. 아이들은 제가 오랫동안 일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중도에 그만둬야 할 때가 많거든요.
바바라 : 이럴 때는 가사 일 중의 한 부분에 아이들을 참여시킨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걸음마하는 아이가 있다면 물이 약간 들어있는 금속제 사발과 스펀지를 아이에게 줘보세요. 여러분이 부엌에서 스토브나 냄비뚜껑을 닦고 있을 동안 아이도 곁에서 역시 스펀지로 사발을 닦을 거예요. 여러분이 부엌 바닥을 쓸고 있는 경우라면, 아이가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솔과 쓰레받기를 사용하도록 하는 거죠. 어쩌면 아이은 여러분이 쓸어 모아 놓은 작은 쓰레기더미를 실제로 치울 수 있을 지도 몰라요, 걸음마하는 아이들의 경우 보통은 긴 시간동안 다른 방에서 혼자 즐겁게 놀 수가 없어요. 그러므로 일하는 동안 아이를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여러분 자신이 창조적일 필요가 있는 거지요.
부모 : 부모와 아이 사이의 상호작용은 어떤가요? 당신이 이야기하는 바는 아이들과 함께 놀지 말라는 건가요?
바바라 : 저는 아이들과 함께 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어른들이 가능하면 아이들의 놀이에 덜 끼어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요. 왜냐하면 어른이 아이들의 놀이 속으로 가져오는 것은 무엇이건 간에 지적인 어른의 사고로부터 나온 것이지 아이들의 창조적인 상상력에서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곁에 앉아서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동안 뭔가 수선하는 일을 하기만 해도, 아이들은 흔히 여러분들이 자기들과 함게 있고, 자기들의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요.<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