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내용 출처 : 바바라 J. 패터슨, 파멜라 브래들리 지음. 강도은 옮김,
평생을 좌우하는 0 ~ 7세 발도르프 교육, 무지개 다리 너머 (2007, 물병자리) |
이 장을 끝마치면서, 나는 ‘부모-아이 교실’에 참여했던 한 어머니와 그녀의 두 아이 사이에서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싶다. 큰 아이는 제멋대로이고 기운이 넘치는 세 살짜리 사내아이였고, 아이의 남동생은 태어난지 6개월 정도 된 아기였다. 부모들과 토론을 하는 시간 동안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서 아이들의 훈육문제는 영원히 되풀이되는 주제였다. 그래서 선생님과 부모들인 우리는 두 살에서 세 살 나이에 나타나게 되는, 흔히 부모나 선생님에게 아주 도전이 되는 아이의 의지를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에 관해 서로 아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이 토론의 결과로 나는 부모 모임을 제안했고, 주제는 “태어나서 곱 살이 될 때까지의 아이의 의지를 안내하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모임을 시작했다. 모임에서 앞서 이야기했던 두 아이의 어머니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자세히 아야기했다. 그날 오후에 그녀는 외출삼아 아이들을 공공도서관에 데려갔다. 도서관에 도착하자마자 세 살짜리 아이는 모든 일과 모든 사람들을 방해하면서 좌석 사이의 통로를 이리저리 야단스레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그 어머니가 무엇을 했을까? 그녀는 유모차에 있는 아기를 돌보느라 자유롭게 큰 아이를 뒤쫒아 갈 처지가 못되었다. 그녀가 아이를 불렀는데도 아이는 모른척 무시했다. 그래서 그녀는 아기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한 옆으로 세워놓고 큰아이를 뒤쫒아 갈 결심을 했다. 큰 아이는 이 일을 대단한 게임으로 생각해서 계속 도망다녔다. 마침내 그녀가 아이를 따라잡아서 붙들자, 아이는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버둥대면서 큰 소리로 반항했다. 간신히 그녀가 뮤모차에 타고 있는 아기한테로 돌아와 보니, 몇몇 어른들이 유모차 주위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아기가 버려져 있는 것으로 추측하면서 경찰을 부를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때쯤 아이 어머니는 아주 흥분한 상태였다. 자기 팔에 붙들려 있는 세 살짜리 큰 아이는 여전히 발버둥치고 있었고, 이 소란과 흥분된 장면에 이끌려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들었다. 그녀는 몰려든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 아기의 엄마이며, 절대 버려진 아기가 아니라고 큰 소리로 설명해야 했다. 집에 온 그녀는 근무 중인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좌절감을 쏟아내었다. 그녀는 남편이 지금 당장 집에 와서 아이들을 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좌절감 때문에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몇 시간 후에 그녀가 학교에서 열리는 부모 저녁 모임에 참여할 것 아니냐고 부드럽게 일깨워주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견뎌내 달라고 부탁했다.
그날 저녁 모임에서 그녀가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그녀의 상황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는 우리들은 아낌없는 격려와 공감을 보내면서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모든 부모들은 자신의 신경이 닳아 해지고, 에너지가 고갈된 것 같은 상황들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 노릇이라는 이 도전을 이겨내는 데 있어서 어쩌면 자신은 적합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낀 적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들과 도전들을 함께 나누는 일을 통해서 선생님과 부모들은 서로서로 격려를 받는 느낌을 갖게 되며, 서로의 경험으로부터 어떤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부모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을 너무 엄격하게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애쓰고 노력하는 일이며 아이들 역시 우리의 노력을 보면서 이로움을 얻을 것이다.
내가 믿는 바로는, 참된 훈육이란 부모들의 자기 성찰과 자기 수양을 어린 아이들이 모방하게 하고, 그 일을 통해 어린 아이들을 안내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북돋을 수 있는 알맞은 놀이 공간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도 이런 일들 중의 하나이다. 또한 아이의 선택 범위를 제한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어 아이들과 의사소통하는 일, 매일 일관되게 이루어지는 리듬을 세우는 일, 아이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실제적인 일을 하게 하는 것, 그리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어서 아이들이 자기 존중심을 세우게 하는 일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계속>
- 다음에는 ‘부모들의 질문들’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