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원본 : “아이를 새롭게 바라보는 교육 – 발도르프 유아교육”
<마리 루이제 콤파니, 페터 랑 엮음, 이정희 외 옮김> |
Ⅱ. 발도르프 유아교육의 토대
[성장하는 힘에서 사고하는 힘으로의 변화] – 클라우디아 맥켄-
자연의 광물계에서 직선적인 발달 법칙을 볼 수 있다. 수정은 크기가 크든 현미경으로 볼 만큼 작든 항상 자신의 물질 속에 존재하는 물리, 화학적 법칙에 따른다. 수정에서 성장이란 외부로부터 물질을 축적해 일어나며, 모든 변화는 물질이 양적으로 많거나 적어지는 물질 법칙에 근거하며, 변이가 아니다. 그와 반대로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내적 발달 법칙이라 할 수 있는 변이Metamorphose 과정을 보여준다. 즉, 아주 다른 법칙들의 단계들이 서로 엮여 있다. 각각의 단계는 이어지는 다음의 발달 단계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고유의 전제 조건들과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의 경우에는 특히 더하다. 아이가 앞 단계에서 충분히 자랄 시간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다음 단계가 더 완전하고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다.
성장력과 형성력은 태아기에 신체에 가장 강하게 작용하고, 생후 1년이 되면 기관의 모습과 기능의 성장과 성숙에 깊이 관여한다. 우리는 기관과 기능의 성장 정도에 따라서 아이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을 본다. 신경계와 감각기관을 가진 머리는 출생과 함께 이미 성숙되어 있다. 이것은 아이가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가장 먼저 깨어나는 부분이다. 이 감각의 깨어남은 모방능력과 관련이 있는데, 이 능력은 아이가 생후 3년간 걷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발달의 출입구이다. 이것은 주변 환경에서 무의식적으로 지각하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몸으로 함께 따라함으로써 자신의 신체와 기관을 다시 형성하며 신체의 숙련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은 이 연령대에 감각통합지능을 언급하는데, 이것은 운동성과도 관련되어있으며 신체와 밀접히 관련되어 신체에 작용하는 지능이다.
3~5세에서는 무엇보다 호흡계와 신진대사계가 자라고 성숙하며, 아이는 자신의 개별적인 리듬을 발견한다. 아이는 특히 이 시기에 언어기관을 형성하면서 어려운 음운과 복합음운, 문장구조를 발음하는것을 배운다. 이때 놀이에서 정서적, 정신적으로 무엇보다 유아적 판타지가 나타난다. 아이는 세상의 선례들, 특히 어른들의 행위를 모방하고 사물에게 혼을 불어넣고 많은 의미를 부여함으써 경험한 모든 것을 내적으로 변화시킨다. 모든 사물은 숨 쉬고 살아 있는 존재가 되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고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 다이에게 말을 건다.
6~7세에서는 첫 번째 형태 변화인 전반적인 모습에서 학령기 아동으로의 변화가 일어난다. 신체는 커지고 목, 허리, 관절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가슴통이 얇아진다. 특히 손발이 커지고 성숙되며, 아 나이에 맞는 전형적인 조화로운 움직임의 상을 가지게 된다. 이 시점의 가장 두드러진 발달상 특징은 유치가 영구치로 바뀌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아이의 의식에서 학령기 아동의 새로운 학습능력과 사고능력이 발견된다. 이때 특히 능동적으로 고유의 기억을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이 나타난다.
아이가 5세 때 세상과 생활의 무의식적,무반성적으로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사고적 추상적 설명의 형태로 경험하게 되면 상상력이 너무 일찍 사고활동과 기억활동에 사용되어 신체와 기관 발달에서 해야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모방에서 뒤쳐지고 창백해지거나 불안정해지며 신경질적으로 될 경향이 많고, 신체가 불완전하거나 허약하게 자랄 위험에 처한다. 이것은 건강 발달의 결과로서 대부분 나중의 생활연령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첫 7년주기 동안의 아동 발달이 교육에 주는 과제는 신체 활동에서 상상력을 증진시키고 사고와 의식에서 적당히 상상력을 사용해 신체에서의 과제가 끝났을 때 상상력이 점점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사실을 명심해야만 아이에게 건강을 심어줄 수 있다. 아이에게 신체를 형성하고 기관들을 구조화할 시간을 준다면 이 힘들은 감각활동과 운동활동 속에서 다양하게 연습되어서, 아이는 먼저 몸으로 익혔던 것들을 나중에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모두 기관을 형성하는 생명력과 상상력이나 기억활동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를들어 온 몸에 열이 나는 열병을 앓고 있는 성인은 생각에 정신을 집중하거나 복잡한 일에 신경 쓰기가 어렵다. 우리는 회복을 위한 휴식과 되돌아봄이 필요하고, 과제와 일상행활의 문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력은 치유력으로 몸에 나타나고, 우리는 병을 앓고 난 후에 좀 더 강해진 힘으로 다시 의식적으로 살아간다고 느끼게 된다.
루돌프 슈타이너는 초감각적이지만 신체에 가시적으로 작용하는 이 힘에 생명력, 형성력 또는 에테르적인 힘이라는 개념을 부여했다. 이 힘들은 서로 연관되어 조절되는 체계로, 몸 전체를 관통하는 조직이다. 이것을 생명체나 에테르체Ätherleib라고 부르며, 신체를 비가시적으로 꿰뚫으면서도 형성된다.
신체에 작용하는 형성력(생명력)이 어떻게 의식 속에서 내적 그림들을 형성하는 힘으로 넘어가게 되는지에 대해서 몇 가지의 예로 살펴보자.<계속>